참전수당 모아 2천만원 기부한 80대…"은행서 보이스피싱 착각도"

베트남 참전용사 박중규씨(가운데). 인천시 남동구 제공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80대 노인이 국가유공자 수당을 꾸준히 모아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8일 인천시 남동구에 따르면 논현동에 사는 박중규(80)씨는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원씩 모두 2천만원을 기부했다.

베트남 참전용사인 박씨는 매달 국가유공자 수당과 국민연금을 받으며 틈날 때마다 여윳돈을 저축해 기부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씨는 1966년 베트남 전쟁 당시 육군 병장으로 참전해 33개월간 활동하다가 중사로 전역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유공자가 됐다.

그는 차곡차곡 모은 돈을 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마음먹었으나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무작정 은행에서 돈을 뽑아 구청을 찾아갔다고 했다.

박씨는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때 보이스피싱으로 착각해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며 "기부할 돈이라고 기분 좋게 해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국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며 "좋은 취지의 후원 사업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박씨 기부금 중 1천만원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8월의 크리스마스' 사업 후원금으로 편성돼 위기가정 아동 발굴과 지원에 사용된다.

또 박씨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나머지 1천만원은 남동구 내 사회복지시설과 취약계층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국가에 헌신한 참전용사가 지역사회를 위한 이웃 사랑을 실천해줘 감사하다"며 "보훈 가족이 존중받고 예우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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