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3년간 서계동 떠난다…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이전

국립극단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전경.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은 13년간의 서울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운영을 마무리하고 7일부터 임시 터전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로 이전했다. 명동예술극장은 종전대로 운영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국립극단 공연장(백성희장민호극장·소극장 판) 및 연습 시설로 활용 중인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에 연극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본계획에 의하면 연면적 4만 1507제곱미터, 지하 4층~지상 15층 규모로, 2026년 12월에 완공된다. 국립극단은 완공 이후 용산구 서계동 부지의 새로운 건물로 돌아온다.

국립극단은 "공사가 진행되는 3년간은 기존에 사용하던 명동예술극장과 새롭게 임대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의 2개 극장 체제로 운영한다. 서계동 부지에 있던 사무 공간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내로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은 국립극장 전속단체로 속해 있던 국립극단이 재단법인화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터를 잡아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1981년 12월 당시 국군보안사령부(이하 기무사)가 자리를 잡고 군차고지와 차량정비소로 활용하던 곳으로 현 용산구 서계동이다.

기무사가 떠나고 난 뒤 한동안 비어 있었으나 2010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방부에 옛 기무사 터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하자고 제의해 6월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했고 7월 14일 국방부와 정식으로 서계동 옛 기무사 터를 복합문화관광시설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2010년 12월 27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개관식을 열었다.

정문을 통과해 정면에 보이는 기무사 내무반 건물은 사무동으로, 양쪽으로 보이는 차고와 정비고 건물은 국립극단 원로 단원 백성희, 장민호의 이름을 딴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과 두 개의 스튜디오 연습실로, 막사는 무대 세트 및 소품 창고로 변신했다. 문화적 감수성을 더하기 위해 건물 전면에 강렬한 빨간색을 입혔고 이 '빨간지붕'은 국립극단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연극 '3월의 눈'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2010년 개관식 이후 2011년 첫 공연 '3월의 눈'(배삼식 작·손진책 연출)부터 2023년 마지막 공연인 청소년극 '영지'(허선혜 작·김미란 연출)와 '보존과학자'(윤미희 작·이인수 연출)가 폐막하기까지 약 13년간 국립극단은 228편의 공연을 2498회 올렸고 관객은 25만 1333명이 다녀갔다.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 기념으로 올린 '3월의 눈'은 국립극단 원로 단원 백성희, 장민호가 자신들의 이름을 딴 극장에서 3월의 눈처럼 사라짐 속에 담긴 인생의 여운을 연기해 갈채를 받았다. 2013년 재공연은 20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역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청소년극 '소년이그랬다'(2011) '손님'(2011) '알리바이 연대기'(2013) '가지'(2017)'나는 살인자입니다'(2017)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2022) 등 보물 같은 창작극을 남겼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립극단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은 연극인의 열정과 관객의 희로애락이 13년 간 차곡차곡 쌓인 상징적인 공간이다. 떠나는 마음이 아쉽지만 3년 후 새로운 터전으로 돌아오면 최신 시스템의 극장에서 연극을 제작하고 관객에게도 보다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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