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국세수입은 178조 5천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9조 7천억 원이나 줄었다. 상반기 감소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올해 6월까지 진도율 즉, 국세수입 예산(400조 5천억 원) 대비 실제 걷힌 국세 비율은 44.6%였다. 지난해 6월까지 진도율 55.1%보다 10.5%p 낮은 수치다.
지난해는 이미 상반기에 연간 국세수입 예산의 55% 이상이 걷혔는데 올해 상반기는 애초 예산의 45%에도 미치지 못해 2000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법인세가 지난해 기업 실적 악화 탓에 약 17조 원 감소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양도소득세 등 소득세도 12조 원 가까이 덜 들어온 영향이 컸다.
기재부는 하반기에는 경기가 상반기 침체를 딛고 반등하리라는 '상저하고' 전망에 기대 세수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수 감소 주요인 중 하나인 '부동산 경기' 회복도 불확실
그러나 올해 세수 감소 주요인 중 하나인 소득세와 관련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량이 지난해 6월 대비 4.5% 늘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그리고 역시 법인세가 문제다.
기재부 정정훈 세제실장은 "올해 하반기 여전한 세수 위험 요인은 다음 달 법인세 중간예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3월 납부한 법인세의 절반 또는 당해 연도 상반기 실적 가결산을 바탕으로 산출된 세액을 8월에 중간예납한다.
올해 상반기 경기 침체가 지난해보다 훨씬 심했던 만큼 대부분 기업의 올해 중간예납은 지난해 실적이 아니라 올해 상반기 실적에 근거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야 법인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세수 지난해 수준과 같더라도 44조 원 이상 '펑크'
게다가 올해 상반기 실적에 근거한 중간예납에는 지난해 세법 개정에 따른 법인세 최고세율 1%p 인하까지 적용된다.
경기 침체로 인한 올해 기업 실적 악화에 최고세율 인하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법인세 세수가 애초 예상보다 훨씬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주식시장과 수출입 동향, 환율 등도 하반기 세수 관련 변수다.
하반기 세수 실적이 지난해보다 전혀 감소하지 않고 같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44조 원 이상의 사상 최대 규모 '세수 펑크' 즉, 결손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전까지 추경이 아닌 본예산 기준으로 세수 결손이 가장 컸던 때는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으로, 14조 5천억 원 규모였다. 그해 추경(1회) 기준 세수 결손은 8조 5천억 원이었다.
추경 여부를 불문하고 최종 예산 기준 역대 가장 큰 세수 결손은 그 이듬해로, 역시 박근혜 정부 당시였던 2014년의 10조 9천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