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의 질주가 매섭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두 회사 모두 매달 남긴 이익만 평균 1조원이 넘는다.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2위 자리는 이번에도 현대차와 기아 몫이 유력하다. 사실상 독주에 가까운 호조 속에 현대차그룹은 고부가·친환경 차종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2분기 4조 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이자 종전 최고였던 1분기 영업이익 3조 5927억원의 기록을 3개월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 4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건 기아 역사상 처음이다. 한달 평균 영업이익은 현대차가 약 1조 4천억원, 기아는 1조1천억원이 넘는다. 그룹 차원으로 보면 매달 2조 5천억원가량 벌어들인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2분기 영업이익은 7조 6천억원을 돌파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호실적은 자동차 판매량이 견인했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105만 9713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5%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와 1분기 출시한 '디 올 뉴 코나'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SUV와 고부가 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20만 5503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아이오닉 6'의 글로벌 본격 판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호조 등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7.6% 늘어난 85만 4210대가 팔렸다.
기아의 2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총 80만 77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국내에서 전년 대비 7.1% 증가한 15만 816대를, 해외에서는 전년 대비 10.8% 오른 65만 6956대를 팔았다.
국내에서는 수요가 높은 RV 차종 중심의 판매 호조세가 지속됐다. 또 EV9 신차 출시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전 판매 집중 등 영향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전 차종에 걸쳐 탄탄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개선이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돼 대부분 지역에서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핵심 RV 차종의 판매 확대로 20%에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고부가 차량 등을 중심으로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아이오닉5 N·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으로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아는 글로벌 전역에서 수요가 높은 인기 RV 모델을 발판 삼아 최대 생산과 적기 공급으로 판매 확대·고수익 체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EV9을 해외 주요 시장에 출시하고, 핵심 SUV 모델들의 판매 비중을 더욱 끌어올리는 동시에 지역별 핵심 신차 판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