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킬로스의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새롭게 해석한 이 작품은 영국의 극작가 지니 해리스가 썼다. 2016년 영국에서 초연 당시 스코틀랜드 비평가협회상 최우수 희곡상, 최우수 연출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초연은 러닝타임 5시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 15명이 출연하는 대작이다. 2017년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김정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판 '이 불안한 집'은 작품에 흐르는 음악과 움직임이 배우들의 대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공감각적 미학을 만들어낸다. 운율감 넘치는 배우들의 대사와 '착붙'해 하나의 노래처럼 기능하는 배경 음악은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 숨 쉬며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전쟁의 폐허처럼 황량한 무대는 아름다우면서 그로테스크한 극의 분위기를 배가한다.
원작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아이스킬로스가 만년에 내놓은 비극이다. 기원전 458년 고대 그리스 최대 축제이자 가장 영향력 있던 디오니소스 축제 비극 경연 대회에서 그에게 13번째이자 마지막 우승을 안겨줬다.
사랑하는 딸을 제물로 바친 아가멤논 왕가에서 펼쳐지는 가족 간의 분노와 반복되는 참혹한 복수를 담은 작품으로, 오늘날의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패륜적인 전개에 작가는 '정의란 무엇인가?' '누구의 행위가 정당한가?' 질문을 던진다.
작가 지니 해리스는 연극에 제3의 시공간에 존재하는 새로운 인물 오드리를 추가했다. 어머니를 살해한 후 이 시공간에 온 엘렉트라는 정신과 의사 오드리의 환자로 등장하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오드리는 엘렉트라를 진료하며 잊고 있던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한다.
과거의 환영에 시달리는 두 사람을 보여 주며 극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비슷한 듯 서로 다른 두 사람은 대조적 결말을 맞는다. 대단원의 막과 함께 작가는 '현대 가족에게까지 대물림되는 크고 작은 복수의 역사'와 '복수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암시한다.
김정 연출가는 "출연 배우들이 대학 시절 전공 서적으로 배웠던 원작을 무대에서 직접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감동했다"며 "이런 방대한 이야기를 버틸 만한 힘이 연극에 있다는 것을 관객들이 느끼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청각·언어장애인의 경우 통신중계 서비스 손말이음센터를 통해 국립극단 콜센터와 연결하여 예매하거나,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청각·언어 장애인 티켓 예매 신청서'를 다운로드해 이메일로 보내 예매할 수 있다.
로비에 설치되는 '무대 모형 터치투어'는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오디오 설명을 들으며 질감까지 표현한 무대 모형을 만져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휠체어 이용객의 관람권을 확보하기 위해 명동예술극장 1층 객석 14석을 들어내고 휠체어 좌석 3석을 추가했다. 객석 2층에 위치했던 6개의 휠체어석은 종전대로 이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