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야구가 국제 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를 다시 도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리그 경기 수준과 야구 대표팀 전력을 올리고 야구 저변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장기 종합 대책인 'KBO 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가 부활하고 현재 메이저 리그(MLB)에서 시행 중인 피치 클록과 연장 승부치기 제도가 도입된다.
한국 야구는 지난 3월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에 KBO는 외부 인사 9명을 비롯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한국 야구의 장기 발전 방향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그 산물인 KBO 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는 국가대표팀 전력 향상, 경기 제도 개선, 유망주·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일단 2026년 WBC까지 장기적으로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다. 코칭스태프도 전임이다. 전임 대표팀 사령탑 kt 이강철 감독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동시에 맡아야 했던 부작용을 덜겠다는 의지다. 또 일본처럼 대표팀과 해외 팀의 평가전을 꾸준히 개최해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국 야구는 선동열, 김경문 감독이 전임 사령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21년 도쿄올림픽을 치렀다. 그러나 성적 부진 등으로 사퇴하고 올해 WBC는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MLB의 피치 클록과 연장 승부치기는 내년 도입된다. 투수들의 투구 간격 제한 시간인 피치 클록이 경기 단축에 큰 효과를 냈던 점을 눈여겨봤다.
일단 올해 하반기에 퓨처스(2군) 리그와 KBO 리그 전 구장에 피치 클록 운영 장비를 설치한다. 내년 퓨처스 리그에 먼저 적용한 뒤 KBO 리그에도 시범 운영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정식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연장 승부치기는 이미 지난해부터 퓨처스 리그에서 적용 중인데 KBO 리그에도 내년 도입된다. 정규 이닝(9이닝)에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연장 10회부터 주자를 누상에 두고 공격해 투수력 소진 등을 막는다.
야구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수비 시프트도 내년부터 퓨처스 리그부터 제한된다. 득점력 저하가 우려되는 수비 시프트는 올해부터 MLB에서 제한하고 있다.
KBO는 내년부터 베이스 크기 확대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MLB와 WBC에서 이미 시행해온 한 투수의 최소 3명 타자 상대 규정은 내년 퓨처스 리그, 2025년 KBO 리그에 차례로 도입된다.
KBO는 또 볼·스트라이크 로봇 판정 시스템도 검토 중이다. 내년부터 유망주의 MLB 교육 리그 참가도 추진 중인 KBO는 겨울 호주 프로야구 리그에도 전·후반기로 나눠 상무 야구단과 KBO 리그 연합팀을 구성해 파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