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공주·청양·논산 '금강벨트' 초토화

금강-지천 합류 지점 '붕괴·범람'…김태흠 충남지사 "집중호우와 동시 방류로 피해"
대청댐 방류량 늘린 뒤 순차적 피해…수자원공사 "댐 방류, 오히려 피해 줄여"

논산시 제공

13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에 충청권 금강벨트가 초토화됐다.
 
대부분 피해 지역이 금강과 합류하는 지점으로, 지천의 물들이 집중호우와 서해안 밀물, 대청댐 방류 등으로 불어난 금강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범람 및 제방 붕괴 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재해는 금강 상류부터 하류까지, 순서대로 발생했다.
 
왼쪽 제민천 범람 이 후 오른쪽 공산성과 옥룡동 피해가 이어졌다. 카카오맵 갈무리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14일 15시 초당 1300톤이던 대청댐 방류량을 14일 19시 2500톤으로 늘린데 이어 15일 정오부터는 초당 3천톤으로 방류 가능량을 확대했다.
 
실제 방류량을 살펴보면 15일 오전 9시 1776톤이었던 대청댐의 방류량은 9시 20분부터 2370톤으로 늘어났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는 2490톤 이상의 물이 흘려 내려갔다.
 
이 후 11시 20분부터 12시 30분까지 2천톤 대 초반으로 방류량을 낮췄지만, 15일 낮 이 후 17일 새벽까지 초당 2500톤에 가까운 물이 대청댐을 빠져나갔다.
 
수자원공사 측은 "홍수를 대비해 대청댐 저수율을 50% 중반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집중호우로 유입량이 늘면서 방류량을 확대했다"며 "당시 집중호우로 유입된 수량의 20% 가량만 방류한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 금강 제방이 붕괴된 우곤리. 오른쪽은 논산천 제방이 무너진 원봉리. 카카오맵 갈무리

하지만 공교롭게 대청댐 방류량이 확대된 이 후 하류 지역의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선 15일 낮 12시 39분쯤, 공주 제민천이 범람했다. 제민천은 금강과 합류하는 지역으로 피해가 발생한 공산성과 옥룡동은 금강과 인접한 곳들이다.
 
이어 이튿날인 16일 새벽 0시 55분쯤 충남 청양 지천 제방 일부가 붕괴됐다. 인근 지성천 역시 범람해 축사 등을 집어삼켰다.
 
이어 같은 날 오전 5시 43분 논산 성동면 원봉리 논산천 제방이 붕괴됐고 역시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인근 성동면 우곤리 금강 제방이 붕괴됐다.
 
성동면 양쪽을 흐르는 물길이 모두 붕괴된 것인데, 원봉리 논산천은 금강과 합류하는 지점이고 우곤리 금강 제방은 하천이 아닌 금강 자체 제방의 붕괴다.
 
대청댐에서 방류된 물은 대전과 세종을 거쳐 공주(제민천), 청양(지천.지성천), 부여(둑 붕괴 조짐 및 백제교 통행 전면 제한), 논산(논산천 및 금강 제방)과 서천을 거쳐 서해 바다에 이른다.
 
대청댐 방류 확대 이 후 시간별로 또 물길이 닿는 순서대로 제방이 무너지거나 범람한 셈이다.
 
청양 지천(왼쪽) 범람으로 왕진리(오른쪽)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카카오맵 갈무리

수자원공사 측은 "집중 호우와 밀물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댐 방류를 피해의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오히려 댐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번 호우는 금강벨트를 중심으로 집중돼 방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대청댐과 용담댐이 집중호우와 동시에 방류를 하다보니 지천 물이 금강 본류에 유입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하류 지역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청양 정산 568.5mm, 공주 509.5mm, 부여 439.8mm, 논산 402mm 등의 집중 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충남에서는 5명이 숨지고 농경지 7830ha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도로 157곳, 하천 96곳과 공산성 등 문화제 16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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