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 수출 협정 기한이 17일(현지시간) 만료되지만 논의에 진척이 없다. 이에따라 전세계적인 식량 위기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곡물 협정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 곡물 수술선이 16일 새벽 오데사 항을 떠났으며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이후 신규 선박의 운항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흑해 곡물협정을 중단할 뜻을 밝히며 협정 연장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식량 수출에 대한 관세 철폐와 비료 수출 재개 등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협정 연장에 중요하다"면서 "(현재 협정은) 러시아의 이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유엔은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협정 연장을 위한 방안들을 제안했지만 아직 러시아측의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물론 곡물협정이 막판에 극적으로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는 과거 3차례 곡물협정 만료 시한이 다가오자 회의적 태도로 일관하다 결국 막판에 협정 연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러시아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고, 내부 무장 반란 사태까지 겪은 만큼 푸틴 대통령의 대외 정책 기조가 더 강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로 인해 곡물협정이 아예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이 발효된 이후 밀과 옥수수 등 3천280만톤의 식량을 중동과 아프리카에 수출해왔다. 따라서 만약 이번에 곡물협정이 연장되지 못할 경우 전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투명하다"면서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