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지역에 기상청의 첫 '극한호우' 재난문자가 발송되고, 수도권 등에 호우경보가 발령되면서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강원내륙, 일부 충남,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해당 지역에는 시간당 10~40㎜의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주요지점 강수량을 보면, 경기 성남이 115.5㎜로 가장 많았고, 김포 112.5㎜, 해운대(부산) 112.0㎜, 서초(서울) 109.0㎜ 순이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영등포구 신길·대림동, 동작구 상도·상도1·대방·신대방동에 극한호우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1동 일대에 1시간에 72㎜ 이상 비가 내린 데 따른 것으로,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 사상 첫 극한호우 재난문자다.
기상청은 지난달 15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1시간 강수량 50㎜'와 '3시간 강수량 90㎜'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극한호우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한다. 호우 재난문자는 읍·면·동 단위로 발송된다.
폭우로 인해 수도권에서는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경기도 여주시에서는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성남시에서도 "다리 공사현장에서 차량 5대와 컨테이너가 빗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은 장비 7대와 인원 20명을 투입해 현장 조치에 나섰다.
서울에서는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일부 구간 열차의 양방향 운행이 중지됐다가 오후 4시 10분쯤 재개됐다.
다른 지역에도 피해가 잇달았다. 오후 12시 9분쯤 광주 북구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이 무너지고, 어린이집 인근 아파트 출입구 천장 부분의 철제 구조물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과 경남, 부산에서도 가로수 쓰러짐이나 도로 통제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3시 40분을 기점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2단계로,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소방청도 이날 오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청계천·도림천·고덕천 등 23개 하천의 출입을 통제하고, 서초구 반포, 마포구 망원1 등 9곳의 빗물펌프장을 가동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8시50분부터 1단계 근무를 발령한 상태다. 서울시 461명과 서북, 동북, 동남권 자치구 2242명이 1단계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밤사이에도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내일 오전 사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중부지방과 전라권, 경북 북부내륙에는 50~120㎜, 강원 동해안과 경북권은 20~80㎜, 경남권·제주도·울릉도·독도는 5~60㎜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날인 오는 12일 밤 이후에도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모두 확장해 세 대결에 들어가면서 중국 산둥반도 쪽에서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