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C 쏙 뺀 '양평고속道' 교통량 분석…"국토부, 눈 가리고 아웅"

교통량 분석하며 IC 반영된 강상면안과 IC 없는 예타안 비교
전문가 "당연히 IC반영된 안이 교통량 수요조사에서 유리"
맹성규 의원 "심각하게 형평성 잃어…'눈 가리고 아웅' 식"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대안 노선(강상면 종점안)과 기존의 예타노선(양서면 종점안)에 대한 국토부의 교통수요 조사가 심각하게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10일 서울-양평고속도로와 관련한 언론브리핑에서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도출된 최적안(강상면안)의 이용 교통량은 예타안(양서면안)과 비교했을 때 일 평균 약 6천대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양평군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 노선으로 고속도로를 개통했을 때 양평 구간 고속도로의 일 평균 교통량은 2만 2357대로 추산된다. 또 6번 국도와 88번 지방도의 일 평균 교통량은 각각 1만 6천대, 2853대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예타안으로 개통시 양평 구간은 1만 5834대, 6번 국도 1만 8095대, 88번 지방도 2953대이다.

이같은 자료를 종합하면 양평 구간의 교통량은 대안 노선이 예타안보다 6253대 많고, 6번 국도와 88번 지방도 교통량은 2165대 적다. 즉 대안 노선을 선택하면 고속도로 교통량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인근 주요 도로의 교통량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재개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한 10일 오후 경기 양평군청 앞에 사업 재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양평=박종민 기자

국토부는 이런 수치를 토대로 '인근 도로인 6번 국도와 88번 지방도의 교통량 흡수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나 최적안이 교통정체 해소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같은 교통수요 분석은 심각한 결함이 뒤따른다. 대안 노선에는 강하IC(나들목) 설치가 반영된 반면, 예타안에는 IC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동일한 조건에서의 비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동일지역을 지나는 노선이라도 IC가 있어 차량 진출입이 더 용이한 노선의 교통량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객관적인 교통수요 비교를 위해서는 예타안이 아닌 양평군이 지난해 7월 제시한 1안(강하IC설치, 양서면 종점)을 대상으로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로공학 전문가는 "고속도로의 위치, 주변 여건에 따라 IC를 설치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당연히 두 고속도로의 교통량은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며 "서울-양평고속도로 양평 구간은 IC 주변에 교통 유발 인자(두물머리 관광지)가 있어 교통량 증가가 불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모두 IC 설치를 반영해 교통량을 계산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3가지 노선안 비교표. 국토부 제공

국토부는 그러나 1안에 대한 교통수요는 아예 조사하지 않았다. 대신 '양평군이 제시한 1안의 교통수요는 예타노선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막연한 입장만 내놓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평군이 제시한 1안은 현실적으로 IC이용이 불편하고 종점부가 양서면에 치우쳐 주민 이용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노선이어서 교통 수요를 조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에서 종합교통정책관을 거쳐 차관까지 지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이에 대해 "강하IC 설치를 골자로 한 양평군 1안이 있는데도 굳이 이를 빼고 IC가 없는 예타안과 특혜의혹이 있는 강상면안의 교통수요를 비교하는 것은 형평성을 심각하게 잃은 것"이라며 "한마디로 표현하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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