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즌2에 새로 합류하는 배우들 발표 직후 그룹 빅뱅 출신 가수 겸 배우 탑(본명 최승현)이 포함된 데 비판 여론이 들끓는 탓이 크다. 과거 그의 마약 전력 등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오징어 게임2' 측은 일단 이러한 여론을 제쳐두고 기존 캐스팅 방침을 고수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2'는 지난달 23일 열린 첫 대본 리딩 현장에 주요 배우들이 모인 데 이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특히 논란을 낳은 탑의 캐스팅 번복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관련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전언 역시 여기에 힘을 싣는다.
탑은 극중 은퇴한 아이돌 캐릭터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은 해당 캐릭터 소화를 위해 랩과 춤이 가능한 배우로서 탑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캐스팅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보다는, 극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을 유지한다는 데 더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징어 게임2' 추가 캐스팅 발표 이후 탑의 합류를 중심에 둔 비판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그가 지난 2017년 대마초 흡연 사실이 드러나 징역형을 받은 까닭이다.
최근 배우 유아인 사태에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그간 대중에 높은 영향력을 지닌 유명인의 마약 문제는 사회적 지탄을 받아 왔다.
넷플릭스 역시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자사 작품 공개를 잠정 연기하는 한편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왔다.
'오징어 게임2' 비판 여론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데는, 탑에 대한 캐스팅 유지가 넷플릭스의 이러한 기조에 어긋난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이중잣대'라는 부정적 표현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작품 완성도를 높인다는 명목 아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에게 손쉬운 면죄부를 주는 행태가 바람직하냐는 비판 역시 '오징어 게임2'에 적용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9일 선보인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이 드라마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지탄 받은 배우 김새론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배역 비중이 워낙 컸던 탓이다. 이야기 완성도를 높이려는 선택이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 아이러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은 이미 시즌1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검증된 대박 콘텐츠"라며 "그만큼 시즌2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국내에 한정된 것으로 여겨지는 부정적 캐스팅 여론보다는, 전 세계 시청자들 눈높이에 맞춰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제작진이 최적이라고 선택한 캐스팅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작품이 만들어지고 발표되는 과정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리스크가 번지지 않도록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 역시 '오징어 게임2'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