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 안보 협력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해 6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이어 폴란드에서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오는 10~15일 4박 6일 일정으로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방문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11일 나토 사무총장 면담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5개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이후 2번째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나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신흥 안보 위협 등에 관해 각국 정상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리투아니아 대통령 주최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대상 만찬,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여는 것도 조율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어떤 의제로 논의할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총리는 일본 국민의 건강과 안전, 가까운 이웃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일본 측 언급이 있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필요한 말씀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尹,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대통령실 "우크라 방문, 계획 없어"
윤 대통령 부부는 12일 저녁 다음 행선지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한다.폴란드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지는 국빈급 공식 방문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이후 14년 만의 방문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열고, 올해 10주년을 맞은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총리, 하원의장, 상원의장과 각각 회담한 데 이어 무명 용사묘 헌화 행사에도 참석한다.
아울러 양국 정상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 바르샤바 대학에서 한·폴란드 미래세대와의 만남, 폴란드 동포 간담회 등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작년 6월 초청 이후 폴란드는 최고 예우를 갖춰 윤 대통령 부부를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며 "서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자 동유럽의 전략적 요충 국가인 폴란드와의 협력을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폴란드 순방에는 민간 주도로 구성된 89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이차전지, 방산, 원전 등 기존 협력이 진행 중인 기업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에 관심이 있는 건설사들도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경제 분야 키워드는 공급망 강화, 신 수출시장 확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이라며 "폴란드를 포함해 나토 정상회의 참여국 정상들과 핵심광물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으로 향후 전후 재건의 허브가 될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만나 정부의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리투아니아·폴란드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방문 여부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별도 방문 내지 정상회담은 계획에도 없고 현재 추진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는 지뢰 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 등 인도적인 지원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물자를 원하고 있다"며 "그런 물자들은 현재 수송 중에 있고 다변화된 인도적 포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나토 방문을 계기로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효 1차장은 이번 순방 의의과 기대 성과에 대해 "국제안보협력 강화, 공급망 협력 확대, 부산엑스포 유치 외교 전개 등 3가지"라며 "국제사회에 가장 중요한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기여 방안을 제시하고 우리의 글로벌 책임외교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도화되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불법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핵 비확산, 사이버안보, 신흥기술 분야 등 11개 분야에 걸쳐 상호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문서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