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 상대방이 공격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핵재앙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성 확인을 위해 발전소 일부에 대한 추가 접근을 러시아에 요청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에 본부를 둔 유엔 핵 감시단 소속 전문가들은 아직 지뢰나 폭발물의 징후를 관찰하지 못했다면서도 상황을 확실히 점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AEA는 성명을 통해 "최근 대형 냉각 연못 주변을 포함한 시설 일부를 점검했으며 지금까지 지뢰나 폭발물의 가시적인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AEA 전문가들은 지뢰나 폭발물의 부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추가 접근을 요청했다"며 "특히 3호기와 4호기의 지붕에 대한 접근과 더불어 터빈 홀의 일부와 발전소 냉각 시스템의 일부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상황이 상당히 긴박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원전 파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주장은 우크라이나가 거듭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자체를 '핵 무기화'할 것이란 경고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의 3번과 4번 원자로 지붕에 러시아가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발전소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공격당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러시아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에 점령 당한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9월 원자로 6기 모두가 '냉온 정지(cold shutdown)' 상태로 전환되며 현재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전쟁 이후 자포리자 원전과 주변에선 포격과 군사 활동이 지속되면서 방사능 유출 사고 가능성이 거듭 제기돼왔다. 특히 지난달 자포리자 원전 인근 카호우카 댐이 폭발되면서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