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눈앞 농어촌 교회 지속적인 정책 필요

[앵커]

위기를 넘어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농어촌 교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마을 목회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마을 목회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교회들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교단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전남 담양에서 목회하는 개동교회 김인선 목사. 12년 전 농촌 교회에 부임해 인구 감소로 소멸돼 가는 마을의 현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떠났고, 마을에는 이제 어르신들만 남았습니다.

교회를 넘어 마을 전체를 위해 기도하던 김인선 목사는 몇 해 전부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소득 증대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고 김장 배추를 심었습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2022년 현재 해마다 2만 5천 포기 정도의 배추를 생산하고 있고, 전남형 마을 기업으로 인증도 받았습니다.

김인선 목사 / 개동교회
"아, 우리 마을을 돌보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께 원망했죠. 하나님, 정말로 제가 이 마을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때마다 저에게 새로운 걸 보여주셨고, 마을 사람 한 집 한 집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개동교회는 소멸돼 가는 농촌 마을에서 마을 목회로 지역주민과 교회가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가 모든 농어촌 교회에 적용되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대다수 농어촌 교회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농어촌 교회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장통합총회를 비롯해 각 교단이 농어촌 교회를 살리기 위해 직거래 장터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막막합니다. 생존을 위해 마을 목회를 실행하는 교회들이 많지만 교육과 지원 부족 등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주저 앉는 경우도 많습니다. 농어촌 목회자들은 교회가 지속적으로 마을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총회의 관심과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흥만 목사 / 예장통합총회 농어촌목회자협의회 회장
"우리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아울러 살아가는 그런 공동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요, 우리 총회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농촌이 살아야 목회자들이 살고 목회자들이 있음으로 해서 노회가 있고 총회가 있게 되는 것인데…"

농어촌 목회자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 낙심하지 않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농어촌 고령화 상황을 고려해 목회자가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힘을 낼 수 있도록 교단 차원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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