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제 폭력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이별을 경험한 성인 중 절반 이상이 배우자나 애인으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당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여성가족부가 5일 발표한 '2022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성인 2명 중 1명은 이혼, 별거, 동거 종료 등 이별 전후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별 경험자의 폭력 피해 경험'을 살펴보면, 응답자 중 50.8%가 '혼인 또는 동거 중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별 전에 배우자나 교제하던 이로부터 신체적·성적 폭력을 당한 경우는 여성이 38.8%, 남성이 20.9%였고, 4개 유형 폭력(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피해는 여성 응답자 중 53.9%가, 남성 응답자 중 45.7%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폭력 유형을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통제 피해가 58.4%로 가장 높았고, 정서적 폭력이 50.7%, 신체적 폭력이 34.7%, 경제적 폭력이 27%, 성적 폭력이 21.1% 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통제 피해가 56.2%로 가장 앞섰고, 정서적 폭력(43.3%), 신체적 폭력·경제적 폭력(20.4%), 성적 폭력(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당한 이들은 아동폭력 가해 경험률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 가정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여성의 경우보다 많았다.
'아동폭력 가해경험' 분석에서, 응답자 11.7%가 만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면서 아동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조사(2019년) 결과 대비 15.9% 감소한 수치다.
'배우자·파트너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별 아동폭력 가해 경험'을 살펴보면, 배우나 파트너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남성의 아동폭력 가해율은 20.9%이지만, 피해 경험이 없는 남성의 가해율은 6.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가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법정조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19세 이상 성인 9062명을 상대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자기기입식 대면 설문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결과다. 조사 항목으로는 가정폭력 관련 인식 및 경험, 정책 수요 등이 포함됐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지원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가정폭력·스토킹 예방 캠페인 홍보를 통해 피해자 지원 기관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며 "가정폭력에 노출된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아동학대 전문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추가 지원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