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새 정부 출범 후 여권의 사퇴 압박과 감사원 감사에 반발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주어진 3년 임기를 다 마치고 27일 퇴임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회의에 배제되고 대통령 대면보고도 하지 못했다. 감사원이 권익위 내부 제보라며 수개월 감사를 벌이자 사퇴 압박을 위한 표적감사라며 감사원장과 사무처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전 위원장은 "마지막 1년은 정무직 사퇴 압박과 감사원의 표적 감사를 받느라 사실상 권익위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하는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열악한 상황에서도 저와 권익위 가족들은 흔들리지 않고, 더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권익위는 기소하는 검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패방지위원회, 변호사 역할을 하는 고충처리위원회, 판사 역할을 하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하나로 합쳐져 탄생한 정부기관"이라며 "역할 자체가 국민의 편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권력의 일방통행을 방지하기 위한 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도 위원회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권력과 맞서면서, 당당하게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위원장은 "안타깝게도 오늘날 대한민국은 '정치의 부재와 정쟁의 과잉'의 시대"라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러한 행태는 그 자체가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직을 떠나는 입장에서 간곡히 바라건대 지금이라도 국민으로부터 국정을 위임받은 권력자들과 공직자들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낮은 자세의 겸허한 행정으로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행정을 펼치시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