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다시 제소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일본 측의 방침 변화가 우리 정부 입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박구연 1차장은 21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본의 WTO 제소에 대응해야 할 우리 정부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앞서 서울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 등을 감안,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WTO 제소를 다시 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박 1차장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대의 국익이며,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타국의 선의에 의존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생각이 없다"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문제인 만큼 우리 정부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해 해역의 세슘 농도는 사고 전과 비교해 특별히 증가했다는 경향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해 해역의 세슘 농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언급이 나온 데 대한 설명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해양 방사능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동해 해역의 세슘137 농도는 원전 사고 이후인 2011-20년 약 0.001 베크렐(Bq/kg)에서 약 0.002 베크렐 사이로 관측됐다. 원전 사고 이전인 2005-10년 동해 해역의 세슘137 농도가 약 0.001 베크렐에서 약 0.004 베크렐 사이인 것을 볼 때 사고 후 세슘137 농도가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송 차관의 설명이다.
송 차관은 "이러한 세슘137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먹는 물 기준인 10베크렐 대비 약 3600분의 1 미만"이라며 "우리 바다는 안전하다고 거듭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임승철 사무처장은 도쿄전력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고장 사례가 정부가 밝힌 8건 이외에 4건이 더 있었다는 전날 JTBC 보도에 대해 "별개의 건이 아니라 정부에서 이미 설명드린 주요 고장 사례 8건에 포함해서 분석 중에 있다"며 "3건은 2014년 3월 기설 알프스 고장 사례와 같은 원인과 조치가 이뤄진 사항이고, 1건은 2020년 10월 증설 알프스 고장 사례와 같은 원인과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을 리콜할 때 리콜 대상이 10만 건이라고 하면 10만 번 리콜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1번 리콜했다고 얘기하고, 대상이 10만 대인 것"이라며 "안전규제당국에서는 사례 1건의 개수는 중요하게 따지지 않고, 원인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고쳤는지를 따지고 있으며, 도쿄전력이 고장 사례에 대해 어떻게 조치했고 그게 지속 가능한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