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레고랜드 '플라이강원' 날개 펼 수 있을까

'하늘의 레고렌드', '제2의 이스타항공'으로 불리며 막대한 채무를 갚지 못해 기업회생을 신청한 플라이강원에게 회생의 기회가 주어졌다.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와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지역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경영난은 장기화 됐고 결국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으로 신규 인수자 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강원지역 유일 항공사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늘의 레고랜드' 플라이강원 기업 회생 개시

플라이강원. 강원도 제공
​​​​​​​​​​서울회생법원 제14부(이동식 부장판사)는 16일 플라이강원의 대주주인 주식회사 아윰이 낸 기업회생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채무자에 대한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채무자의 대표이사인 주원석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관리인으로 선임된 주 대표는 오는 9월 1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이 이번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한 사유는 채무자가 2019년도 이후 코로나19 확산 등에 의한 급격한 매출감소와 항공기 리스료 및 보험료, 연체료에 따른 신용도 하락으로 영업활동 제한 발생 등으로 인해 자금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점을 꼽았다.

채무자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 신청일을 기준으로 신청한 자산은 약 234억인 반면 부채는 약 453억 원으로 부채 초과인 상태인 점 등을 토대로 채무자의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기각 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는 판단도 나왔다.

플라이강원 측 법률 대리인인 전대규 변호사는 "채무자의 부채가 많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회생 결정은 크게 문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건 '누가 인수할 것이냐'는 문제"라고 답했다.

인수 의향 밝힌 기업 여럿(?) 조기 인수합병(M&A) 이끌어 낼까


플라이강원. 연합뉴스
플라이강원 측은 기업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줄곧 밝혀왔다.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사냥꾼이 사냥감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타던 말을 먼저 보내고 쫓아간다는 것에서 기원했다.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채무자 대표 심문일까지 인수 의사가 있다고 밝힌 곳은 5~6곳 정도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 측 관계자는 "대표자 심문 당시 1곳은 이미 인수의향서(LOI)를 냈고 최근에 또 한 곳이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과 플라이강원 측은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들과 조율 중이며 조만간 조기 인수합병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00억 원 안팎의 예상 인수 금액 대비 플라이강원의 운항증명(AOC)와 중국 운수권 등 '자격 요건'만으로 보면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1000억 원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막판 협상을 벌였던 JK위더스는 인수 재의사를 밝혔으나 현재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닥 추락한 민심' 플라이강원 미래는 

플라이강원 홈페이지 캡처
조기 인수합병에 성공하더라도 문제는 앞으로의 경영 전략이다. 사실상 지역사회에서 플라이강원의 신뢰도가 곤두박질 친 지 오래인 만큼 민심 끌어올리기가 급선무다.

지난 5월 양양군으로부터 20억 원의 운항지원금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기업 회생을 공식화하면서 플라이강원은 거센 질타를 받았다. 기업 회생에 돌입할 것을 알면서도 혈세를 투입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일면서 양양군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박봉균 양양군의원은 "(군에서 지급한 지원금이)법정 관리를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었음에도 20억 원의 인건비를 주고 외상값을 갚도록 한 것"이라며 "이제는 지원해 줄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로는 3~4개월씩 밀린 급여를 받지 못한 임직원들의 임금 체불 신고가 잇따랐고 형사 소송으로까지 번지면서 업계에서의 인지도는 '최하위'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강원도와 영동지역 지자체, 강원도관광협회 등은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법원에 플라이강원의 회생 결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다. 이들은 "어려운 지역경제와 강원도, 플라이강원 종사자들의 사정을 감안해 회생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설악권의회 의장협, 플라이강원 경영정상화 공동결의문 채택. 연합뉴스
설악권 4개 시·군 의회 의장협의회도 지난 12일 '플라이강원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기업 회생 결정을 촉구했다.

한편 플라이강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결정에 따른 회생 절차의 진행과 신규 투자유치를 통해 정상적인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 시점을 확정하기 불확실"하다며 오는 7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 항공기 운항 중단 결정을 통보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