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원이 어떻게 팀을 운영할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그동안 다른 구단에 있으면서 어떻게 운영하는지 많이 봐왔다.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데이원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게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하시겠지만 지켜봐주시면 알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고양 오리온 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의 허재 공동 대표가 지난해 7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이다.
데이원스포츠가 KBL 회원사가 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기 때문에 첫 기자회견에 쏠린 관심이 상당히 컸다. 당시 허재 공동 대표는 "오늘은 홍보하는 자리다. 잘못 하면 청문회처럼 된다"는 농담을 먼저 던지면서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든 다음 구단의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데이원 구단은 두 차례 KBL 가입금 납부 시기를 지키지 못했고 선수단 연봉을 비롯해 온갖 체불 사태를 겪으면서 빈축을 샀다.
데이원 구단은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네이밍스폰서를 도입했다. 허재 공동 대표가 언급했던 '첫 시도'가 바로 이 부분이다. 하지만 네이밍스폰서로 나섰던 캐롯손해보험은 구단과 관련한 네거티브 논란이 계속되자 한 시즌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데이원 구단에게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뒀다. 김용빈 회장은 평소 체육 행정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모기업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데이원 구단의 계획도 꼬였다.
KBL은 16일 오전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데이원 구단의 퇴출을 결정했다.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이후 데이원 구단의 박노하 재무총괄 대표가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 모기업의 부도가 구단의 재정난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박노하 대표는 "순항할 것 같던 데이원스포츠는 1차 가입비 지연 납부를 시작으로 11월경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부도가 나며, 데이원스포츠의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김용빈 회장이 농구단 운영에 손을 떼며 자금난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12월부터 직접 농구단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했으나 오너 대표가 아닌 영업직 대표로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고 나름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으나 버거운 행보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데이원스포츠의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과 저는 새로운 방식의 프로농구단 운영을 꿈꾸었으나 결국 한 시즌 만에 그 꿈을 접고 실패를 인정한다"며 재무총괄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부문을 총괄했던 허재 공동 대표에 대해서는 약속한 연봉을 거의 받지 못했음에도 한 시즌을 무급 봉사했다며 "농구가 좋아서 저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고 구단주를 맡아준 허재 대표에게 정말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농구단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구단주라는 직책 때문에 재무담당 대표인 제가 받아야 할 비난을 허재 대표가 대신 받았다"며 이에 따른 이미지 손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노하 대표는 KBL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마지막으로 "저는 비록 대표직에서 사퇴하나 데이원스포츠의 지분 구조 및 법적인 시시비비를 떠나 그 동안의 임금 체불에 대해서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