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태양광, 의사결정 라인 철저조사" 배경은…'이권카르텔' 타파

尹 "당시 태양광 사업 의사결정 라인 전반 철저한 조사"
"국민 세금 멋대로 쓰는 자들 엄단" 이권 카르텔 타파 연장선
文정부 시기 추진된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사업 파장 예상
조사 결과 따라 대거 수사 전망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감사원의 태양광 비리 감사 결과와 관련해 "사업 의사 결정 라인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감사를 통해 각종 비리 혐의가 적발되면서 후속 조치를 주문한 것이다. 비리 사업은 최근 4~5년 사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 시기 추진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두고 파장이 예상된다. 아울러 조사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당시 공직자들이 대거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감사원의 태양광 비리 감사 결과와 관련해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당시 태양광 사업 의사결정 라인 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중간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그 결과 강임준 군산시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전직 과장 2명 등 총 13명이 직권남용,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됐다. 이 외 비리 행위에 동참한 민간업체 대표와 직원 등 25명도 수사 참고 사항으로 첨부해 송부됐다.

이들은 태양광 사업 허가나 업체 선정 과정에서 유착해 특혜를 주고 받고 사업권을 편법 취득하는 등의 행위로 감사에 적발됐다.

아울러 태양광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8곳의 임직원 250여 명이 차명으로 법인을 설립해 직접 태양광 사업에 나선 사실도 확인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감사는 최근 4~5년 간 40㎿(메가와트) 초과 규모 발전사업 중 특혜·비리 의혹이 있었던 사업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 시기에 진행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둘러싼 비리 혐의를 두고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탈원전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에 있어 태양광은 에너지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념에 기반한 에너지정책이 전력공급 체계를 무너뜨렸다며 탈원전과 태양광 비위를 조사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태양광 발전 활성화 등을 위해 진행한 '전력산업기반기급사업'의 전반적인 부실을 확인한 국무조정실 조사를 보고 받고 "국민의 세금을 멋대로 쓰는 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들의 혈세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복지, 또 그분들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하는데 이런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 수사 이어질 수도"

결국 이번 조사 지시 배경에는 그동안 주시해 온 태양광 비위 실태가 대거 확인되자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의 혈세를 멋대로 사용하는 '이권 카르텔'을 타파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지론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태양광 사업에 지원된 국고 보조금 역시 '눈 먼 돈'이 아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의지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태양광 인허가를 쉽게 내주고 인센티브에 저리 대출까지 알선해주는 등 지원 규모가 무리하게 늘어났다"며 "'눈 먼 돈'이 많아지면서 비리도 늘어났기 때문에 모든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전임 정부 라인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태양광 비리에 대한 라인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감사원에서 감사했지만 미처 못한 것을 공직 감찰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대 비리 관련해 감사로 밝힐 게 있고 수사로 밝힐 게 있고 감찰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감찰 부분이다. 그것이 또 다른 수사나 감사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를 요구할 수 있고 법 위반이 명백하면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당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공직자들에 대한 감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전방위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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