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국가보안법 시행 3주년을 맞아 홍콩 교육당국이 초중고 학생들의 여름방학 과제로 국가안보 학습 자료를 배포하고, 두달 간의 여름방학 기간동안 이를 학습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홍콩 교육부가 이번 주 각 초중고에 홍콩국가보안법 3주년 교육에 대해 안내하며 '국가안보 교육 여름 자습교재'라는 제목의 학습 자료를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교재는 홍콩과 중국의 정치 역사, 정책 발전, 문화적 유산 등과 관련된 62개 질의·응답으로 구성돼 있는데, 예를들어 "1978년 미국 의회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에서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한 중국 지도자가 누구인가"라는 질문 등이다.
또, 홍콩 국가안전수호위원회의 임무, 2007년 중국 도시빈민 가정이 직면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백서의 내용, 정치적 인용문의 연설자 등을 맞추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앞서 홍콩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일선 학교들이 진행하는 국가 교육이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중국에 대한 소속감이나 중국의 안녕을 수호할 의무를 고취하는 데 실패했다고 질타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이듬해 6월 30일 중국 당국이 직접 제정해 시행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행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홍콩내 민주진영의 목소리는 크게 위축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1년간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매년 6월 4일 저녁에 열리던 톈안먼 사태 추모 집회가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금지됐다. 올해도 추모 집회는 원천 봉쇄됐으며 1인 시위 등을 벌이던 운동가 수십여명이 홍콩 경찰에 체포되거나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