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 협상 '타결'에도 하원 운영위 주목하는 이유는?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공화당)과 만나 부채한도 증액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8일(현지시간) 연방정부 부채한도 인상 협상에 최종 합의하면서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는 피하게 됐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는 29일 메모리얼데이 휴장으로 인해 30일부터 열릴 예정이나,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도 이번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거쳐야 할 몇가지 절차가 남아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최종 합의안이 오는 31일 의회 표결을 통과하면 말 그대로 한 시름을 놓을 수 있다. 
 
그런데 공화·민주 각당 일각에서 이번 합의안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포착돼 최종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의회 표결에 앞서 오는 30일 오후 3시에는 미 하원 운영위원회가 열린다. 여기가 첫 관문이다. 
 
하원 통제의 핵심 기구인 이곳에서는 본회의에 상정된 대부분의 법안을 먼저 검토하고, 특별 고려 사항도 결정한다. 다수당이 9명, 소수당이 4명을 지명하게 돼 있어, 평상시는 보통 다수당의 뜻대로 위원회가 진행된다. 
 
물론 이번 운영위도 공화당 9명, 민주당 4명이 포진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앞서 매카시 하원의장은 올 1월 의장 선출 과정에서 자신을 반대한 공화당내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운영위에 강경파 의원 3명을 운영위원으로 지명했다. 랠프 노먼, 칩 로이, 토마스 매시 의원이 주인공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공화당내 강경파와 민주당 위원들이 합세해 반대할 경우 법안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며 "매카시가 하원의장이 되기 위해 너무 비싼 댓가를 치렀는지도 모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15년 1월 결성된 공화당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는 당시에도 매카시 원내대표의 의장 도전을 가로막았던 악연이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랠프 노먼, 칩 로이 의원이 '프리덤 코커스' 소속이다. 
 
실제로 노먼 의원과 로이 의원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미친 짓", "turd-sandwich(똥 샌드위치)"라고 혹평한 바 있다. 
 
매시 의원은 '프리덤 코커스'와 이념적으로 가까운 절충주의자로 분류된다. 
 
다만 매시 의원은 "법안 내용을 더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 찬반 의견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이로인해 WP는 "만약 민주당 4명과 공화당 노먼, 로이 의원이 반대하고 매카시 하원의장 편인 공화당 6명이 찬성표를 던진다고 가정한다면, 공화당 매시 의원이 '스윙 보터(선거 등 투표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로 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매카시의 최종 합의 타결 소식에도 30일 오후 열리는 미 하원 운영위원회를 주목해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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