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일본 여자미술대학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한 후 광고회사와 디자인 회사를 거쳐 2017년부터 독립해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5년간 제작한 광고, 영상, 앨범, 책 디자인 등 230여 점을 소개한다.
인공지능(AI)가 그림을 그리는 시대이지만, 요시다 유니는 컴퓨터그래픽(CG) 대신 수작업으로 작품을 빚어낸다. 대표작인 '레이어드'(LAYERED) 연작은 실제 바나나와 사과의 과육을 파낸 다음 그 사이에 큐브 형태로 자른 과일을 색깔을 맞춰 하나 하나 끼워 넣어 완성했다. '더 모먼트'(THE MOMEMT)는 시간이 흐를수록 튤립의 줄기가 점점 늘어지는 모습에 착안, 줄기를 꼬아 옷핀 같은 형상을 만들었다.
이번 전시는 3개 파트로 구성됐다. 첫 번째 파트는 과일, 꽃 등 자연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모았다.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자연물이 주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공유하고 싶어 작품을 사진으로 마감한다"고 했다.
두 번째 파트는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연금술'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평범한 소재와 형상도 작가가 재조합하면 마치 마술이라도 부른 듯 비범한 것으로 재탄생한다.
작가는 스스로 "아티스트가 아닌 아트 디렉터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아티스트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도 가치 있지만 클라이언트(고객)의 의뢰에 따라 마감이 전제된 상황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요." 작가는 "광고 작품은 소비자의 눈길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 SNS와 온라인 등 경쟁 분야가 많아진 만큼 좀 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 준비기간 한국에 머무르며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그린 스케치와 촬영할 때 사용했던 메이킹 소품을 직접 설치했다. 각각의 작품 제작 과정에 얽힌 비화도 직접 작성했다.
작가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을 관찰하는 것이 재밌었다. 한국인들은 감성이 풍부하고 자기 표현이 능숙한 것 같다"며 "언젠가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해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