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소위원회는 22일 열린 회의에서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경찰의 전체 게시판 차단 요청에 대해 전체 차단이 아닌 사업자 자율규제 강화를 권고했다. 위원들은 사업자 자율규제 강화 4인, 해당없음 1인으로 의견을 모았다.
윤성옥 위원은 "양적·질적 정도, 정보의 목적과 유형, 전체적인 맥락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 자살유발 정보가 있었지만 이는 그 일부였고, 해당 게시글에 대한 댓글 또한 거의 없었으며, 자살을 유도하는 게시판 성격보다는 그 게시판을 통해서 이용자들이 위안을 얻는 성격이 있었다"며 "물론, 접속차단도 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일 수는 있지만, 자살 관련 범죄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예방 차원의 해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정민영 위원 역시 "경찰에서 게시판 전체 차단을 요청했지만, 통신자문특위나 내부 법무팀 의견을 보면, 해당 게시판이 범죄 개설 목적으로 개설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문제되는 게시물이 게시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고 했다.
'해당없음' 의견을 낸 이광복 위원은 "모방 범죄 등 우려도 충분히 공감은 하지만, 그렇게 본다면 자살 관련 게시글이 올라온 다른 갤러리도 모두 대상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고, 자살 관련 청소년이 해당 갤러리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갤러리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맞을지 의문이다. 일부에서 재량권 남용이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최근 서울 강남에서 SNS 생중계를 하며 투신한 10대 여학생 사건에 '우울증 갤러리 TF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정신적으로 취약한 10대 여성들을 유인, 각종 범죄 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른바 '신대방팸'을 비롯한 일부 남성 이용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신대방팸' 4명을 입건한 데 이어 '신림팸' 관련 1명도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방심위에 해당 게시판의 일시 차단을 요청했고, 디시인사이드 측에도 폐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디시인사이드 측은 우울증 갤러리 문제 이용자의 타 갤러리 확산, 저작권 침해 등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