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사회는 마약이 학생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크게 휘청이고 있다.
4월 초 서울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음료수'를 속여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이 공포에 떨고 교육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최근 인천에서는 고등학생 시절 2년간 2억원대 마약을 텔레그램에서 유통한 10대 3명이 검거됐다. 이들이 사무실로 쓴 오피스텔은 '공부방'으로 빌린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또한 대구에서는 마약을 투약한 여고생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 여고생은 마약 유통상으로부터 필로폰을 투약받은 뒤 이후 수차례 필로폰을 구매하고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에 얼룩진 연예인도 잇따랐다.
유아인은 다수의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3월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17일 두 번째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이돌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돼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게 터지고 있는 마약관련 사건 사고를 반증하듯 올해 마약 밀수 적발량은 관세청 개청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지난 1~4월 마약 밀수단속 결과 205건, 총 213㎏의 마약류를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적발 건수는 전년 동기 250건 대비 감소했다. 그러나 중량은 161㎏에서 52kg, 32%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다.
하루 평균 1.8㎏이 적발된 것으로 필로폰 투약 기준으로 6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적발 1건당 평균 중량은 1kg을 넘어선 1.39㎏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늘어나면서 마약 밀수 대형화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종류별로는 필로폰(87㎏), 대마(47㎏), 합성대마(18㎏), 흔히 엑스터시라 불리는 MDMA(7㎏) 순으로 많았다.
올 상반기 큰 특징은 주요 마약 종류 모두 적발량이 늘었다는 점이다.
전년 대비 코카인은 56%, 대마는 37%, 필로폰은 29% 각각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젊은 층 중심으로 수요가 높은 MDMA와 케타민은 각각 316%와 328% 급증했고 외국인 노동자의 수요가 큰 합성대마도 122% 적발량이 늘었다.
마약 밀수는 출발국 기준으로 태국이 62㎏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미국 50㎏, 베트남 20㎏, 중국 17㎏ 순이었다.
특히 전년 동기대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발 적발 중량이 증가했다.
마약이 유입되는 경로는 국제우편이 114㎏으로 가장 많았다.
자동차 부품 속에 필로폰을 은닉하거나 캔디 모양으로 위장해 캔디 완제품처럼 포장한 경우, 유아용 분유에 MDMA를 은닉한 경우 등으로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 밀수 규모는 1년 전보다 42%, 34㎏ 늘었다.
다음은 여행자가 48㎏, 특송화물 42㎏, 일반화물 9㎏ 순으로 적발 중량이 많았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여행자가 직접 마약을 밀수한 규모는 45㎏, 132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지난 2월 2일 발표한 '마약밀수 단속 종합대책'을 중심으로 국경단계의 마약 밀반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마약·총기류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위해물품 차단을 관세청의 조사·감시 분야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다.
국제우편, 특송화물, 항공여행자 등 주요 밀수 경로별로 통관 검사를 강화하고 국내외 공조를 확대하며 마약 단속 인프라도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현장적발 물품의 마약 해당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기 위해 올 하반기 인천공항에 최초로 마약분석 포렌식센터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국경을 책임지는 관세청의 역할이 매우 막중하다"며 "마약조사관 모두가 무한 책임감을 가지고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정신으로 '마약과의 전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