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돌봄' 대기 8700명…'사교육·경력단절' 부작용

연합뉴스

교육 당국의 노력에도 돌봄공간 부족 등으로 '초등 돌봄교실' 대기자가 전국적으로 8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 수요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교육은 물론 학부모의 경력단절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교육부가 17일 발표한 '초등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방향'에 따르면, 올해 '초등 돌봄' 신청인원 31만 5600여 명 중 1학기가 시작된 3월 3일, 29만 9100여 명이 수용되고 1만 5300여 명(포기자 제외)의 대기자가 있었다. 이후 교육당국이 지난 두 달 동안 약 6600명을 해소해, 지난달 말 대기자는 약 8700명으로 줄었다.
 
초등 돌봄은 1~6학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저학년인 1,2학년이 전체의 83%(수용 인원 기준·24만 8천여 명)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전체 1,2학년생 84만 4천여 명의 30% 수준이다.
 
교육부는 교육·돌봄 프로그램인 에듀케어 확대, 필요한 공간·인력 확충,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을 통해 초등 돌봄 대기인력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선 학교 여건에 따라 특별실, 도서관 등을 돌봄 공간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 돌봄교실 증실, 학교 공간을 아동 친화적 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돌봄 공간을 확충할 방침이다.
 
학교 공간에 여유가 없을 경우 지역 돌봄·방과 후 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부터 인천, 경기, 전북, 경북, 경남, 제주 등지에 인근 학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거점형 돌봄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돌봄 공간 확보에 따른 인력 확충과 관련해서는 돌봄 전담사는 물론 퇴직 교원, 실버 인력 등 다양한 인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문제는 지역별 상황이 천차만별이어서 경기도 등 일부 지역은 대기수요 해소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충남, 부산, 대전, 울산은 대기자가 없고, 경북·전북은 90% 이상 해소됐다. 하지만 전체 대기인원의 64.5%를 차지한, 대표적인 인구 과밀지역인 경기도(5572명·해소율 19%)와 경남(928명·해소율 28%), 강원(918명·해소율 28%)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교육부는 "이들 지역은 도심 또는 신도시의 과밀학교를 중심으로 공간 부족 등으로 대기 수요가 발생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수요 해소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경기교사노조 정미연 정책기획국장은 "경기도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과밀학급이 너무 많아 돌봄 교실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없다. 학급 수가 너무 많으니까 남는 교실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들 지역의 경우 대기 수요 해소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내에는 대기 수요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초등 돌봄' 대기 수요가 이른 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교육은 물론 학부모의 경력단절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더욱이 초등 돌봄은 현재 맞벌이나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박성식 정책국장은 "학부모들은 돌봄 교실에 아이들을 보내고 본인들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보내지 못하고 대기를 해야 하니까 경력단절과 사교육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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