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현장 방문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발사하려고 하는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실물이 공개됐다.
흰색 연구복과 모자를 쓴 김 위원장이 '클린룸'으로 꾸려진 시설에서 딸 주애를 대동하고 위성발사준비위원회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통해 군 정찰위성의 실물이 노출된 것이다.
공개된 위성은 90cm-1m의 길이로, 중량 500kg이하의 소형위성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해상도가 좋으려면 광학카메라를 넣는 위성 상단부의 경통이 길어야 하나 이것이 짧기 때문에 해상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클린룸을 꾸려진 내부시설은 전반적으로 조악한 수준을 면치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직경 90cm의 작은 크기에 최대한 장비를 수납해야 하므로 촬영 해상도는 1m급은 고사하고 4m급에도 못 미칠 것"이라면서, "구글 어스를 활용한 사진해상도가 5-6m정도임을 감안할 때 정찰위성으로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 위성에 대해 "총 조립 상태점검과 우주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라고 밝혔다.
이 표현대로라면 위성체 조립을 모두 마친 뒤 내부 부품의 작동 테스트와 우주환경 시험을 거쳐 탑재 준비가 완료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실제 발사까지는 최소 3-5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위성을 발사체에 탑재하는데 통상 3주가 걸리고, 이를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옮겨 발사대에 기립하는 데에도 1주일이 걸린다. 이후 연료 및 전력 점검도 거쳐야 하고 기상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위성체 완성 이후에도 최소 3-5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고 중간 점검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김 위원장이 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는 것은 '발사 승인'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승인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승인한 다음 단계는 위성을 발사체 최상단의 위성보호 덮개 내부에 장착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오는 19일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 등 외부 일정에 반응해 군 정찰위성을 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기술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가장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성공에 확신이 있을 때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북한 일정이 오는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 기념일, 즉 전승절이다. 올해 70주년을 맞는 만큼 대대적인 선전과 함께 열병식 준비 동향도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안착시키는 일은 ICBM 시험 발사보다 정교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간을 두고 준비해나갈 것"이고, "정찰위성의 성공적 발사가 국방 분야 김정은의 치적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7.27 전승절 70주년이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엽 교수는 "6, 7월 장마철을 고려하면 발사시점은 7월 27일 전승절에서 8월 한미연합훈련까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