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당일인 지난 1월 22일 새벽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잇따라 불을 지른 방화범에게 내려진 1심 판결에 불복해 검찰이 항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이정렬 부장검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전날 항소를 제기했다.
강씨는 올해 1월 22일 새벽 1~2시 사이에 서울 중구 흥인동, 종로구 황학동, 종로구 창신동을 포함해 청계천 인근의 상가나 주택가 총 4곳에 고의로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주변에 있는 폐지를 모아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가 저지른 화재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창신동의 한 상가 내부가 전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심 재판부는 "화상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방화 장소도 주택가와 상가가 밀집한 도심지로 대규모 피해 우려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강씨가 재판 과정에서 충동 조절 장애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한 검찰은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배척한 1심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강씨의 재범 우려가 높고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점, 방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먼저 손괴한 점 등을 항소 이유로 들었다.
검찰 관계자는 "항소심에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