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에게 마약 투약을 권유한 마약 판매상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대구지방검찰청은 대구 주요 마약 판매상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마약 투여자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마약 판매상의 권유로 마약에 손을 댄 여고생에 대해서는 중독 판별 검사를 통한 치료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시한부 기소 중지 결정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A(18)양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20년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 B씨가 필로폰을 투약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A양은 B씨를 따라 마약에 손을 댔다.
A양은 점점 마약에 중독됐고 B씨는 A양에게 마약 전문 판매상 C씨 등을 소개시켜 줬다.
C씨 등은 클럽을 중심으로 대구 지역에 마약을 유통한 이들로 A양에게 마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중독이 심해진 A양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필로폰 매수 비용을 충당하기에 이르렀다.
A양은 또 중독 때문에 C씨 등이 마약 유통 과정에 가담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 A양은 C씨 등이 타 지역에 마약을 판매하러 갈 때 동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했다. 경찰은 A양과 마약 판매상 2명만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직접 수사에 나서, 마약 유통업자와 이들에게 마약을 구매한 투여자 등 7명을 추가로 검거해 기소했다. C씨 등과 추가로 검거된 마약 판매상들은 필로폰, MDMA 등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유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은 "10대의 경우 마약 중독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C씨 등이 이를 이용해 A양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마약 유통 범죄에 가담까지 시키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들 중 일부에게 '미성년자 마약제공에 따른 가중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제공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C씨 등에게 클럽에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경찰에서 계속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대구는 클럽 등을 통해 일반인도 마약에 접근하기 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마약 공급사범들이 청소년에게까지 거리낌 없이 마약을 제공해 심각한 중독을 야기하고 있는 실태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에 대한 마약 공급은 철저히 수사해 공급총책 등을 끝까지 밝혀내고 가장 무거운 형을 적용하는 등 엄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