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때와 달리 '코인' 자체조사 나선 민주당…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자당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팀을 출범하는 등 후속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내 윤리 문제가 연달아 터지면서 내년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각 사안에 대한 검찰의 주도권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 민주당의 속전속결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사팀 첫 회의 "신속 결론 낸다"…'돈 봉투' 의혹 때와 달라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을 조사하는 진상조사팀은 11일 비공개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조사팀장을 맡은 김병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계좌 거래내역, 코인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의문의 부분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아울러 김 의원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신속하게 진행해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당 차원에서 김 의원에게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매각할 것을 권유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도 입을 모아 가상자산도 재산 신고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이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이 제기된 지 6일 만에 본격적인 진상조사와 후속대책 마련에 나선 건데, 이는 최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때 당 지도부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당시 당내에서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즉시 귀국해야 한다는 요구부터 당 차원의 전수조사·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등 각종 요구가 빗발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도부는 대신 물밑에서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접촉해 자진탈당을 시키는 방향으로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겹악재 부담 큰 듯…'코인 논란'은 검찰의 주도권↓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수석 사무부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 진상조사팀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이 발 빠른 대처에 나선 배경에는 우선 당내에서 윤리 문제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여론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좋은미래'는 지난 10일 긴급토론회를 열고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이 미칠 파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외부에서 보기엔 이미 도덕성 불감증 정당이다. 이번 코인 논란이 화룡점정"이라며 "현재 여론조사대로라면 (민주당이) 과반을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라는 등의 현실적인 분석이 오고 갔다.

코인 논란의 경우 돈 봉투 의혹과는 다르게 검찰에 주도권이 넘어가 있지 않다는 점도 당이 빠른 조치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가 법원에서 두 차례 기각되는 등 아직 코인 논란 수사에 큰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돈 봉투 의혹의 경우 현역 의원들에 대해 수차례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추가로 연루된 의원들이 있다는 얘기까지 정치권에서 돌았다. 최악의 경우 검찰이 수시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전개하면서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당이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신속히 진행하더라도 당 차원의 조사에서는 심각한 위법성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지도부 입장에서는 부담을 더는 부분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진상조사 뿐만 아니라 검찰에서도 내부정보를 이용했다거나 하는 등의 위법성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코인 문제에 대한 김 의원의 정치적 책임만 남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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