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키운 소들인데, 이렇게 보낼 수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근 축산 농장이 밀집해 있는 데다, 최근 백신 접종을 마친 농가에서 구제역이 터져 방역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1일 구제역이 최종 확인된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화상리과 내둔리.
구제역 발생농장 3곳에서 키우는 한우만 모두 450마리로, 이날 하루 종일 진행된 매몰 처리에 주변 분위기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더 우려스러운 건 이곳이 축산농가 밀집지역이라는 점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농장 3㎞ 안에는 모두 236개 축산농가가 몰려 있다. 사육 규모도 무려 4만 마리가 넘는다.
3~10㎞에는 634개 농장에서 1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을 사육하고 있을 정도로 밀집도가 높다.
인근 축산농가가 불안에 떨고 있는 이유다.
북이면 화상리 한 축산농가 농장주는 "이동제한 등으로 사실상 출하가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구제역 확산 우려에 밤잠을 설치고 있을 정도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 도내 소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97.9%에 달했던 터라 백신 안전성마저 의구심을 낳고 있다.
바이러스 역시 뚜렷한 유입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불어닥친 황사를 타고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영농철을 맞아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국내 입국이 많아지고, 변이 바이러스 발생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북도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청주는 물론 보은과 증평·진천·괴산 등 인근 지역의 긴급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건 2019년 1월 충주 한우농가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