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부산교도소와 부산구치소 등 지역 교정시설 이전을 공식화하고, 입지선정위원회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8월쯤 이전 후보지를 발표하기로 했다.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시설 통합 후보지로 거론된 강서구는 부산시의 이전 추진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시 "교도소·구치소 개별 이전 또는 통합 이전…8월쯤 후보지 발표"
부산시는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교정시설 현대화 사업과 관련한 용역결과와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을 발표했다. ·시는 먼저, 부산 교정시설 현대화 사업 용역 결과 지역별 이전과 통합 이전 등 두 개 대안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부산교도소와 부산구치소를 각각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과, 제 3의 장소로 구치소와 교도소를 통합 이전하는 방안 등 2개 안이다.
지역별 이전안은 강서구 대저동에 있는 부산교도소와 보호관찰소를 대저 1동 남해고속도로 북쪽 27만㎡ 부지로 이동하고, 사상구 주례동에 위치한 부산구치소는 주례 3동 엄광산 남쪽 8만㎡ 부지로 각각 옮기는 것이다.
두 번째 통합 이전안은 부산교도소와 구치소, 보호관찰소를 강서구 대저 1동 남해고속도로 북쪽 40만㎡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시는 두 가지 안이 모두 경제성이 있고 장·단점을 갖춘 것으로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교정시설 현대화 문제는 2007년 화전동, 2012년 명지동, 2018년 엄궁동 등 그간 법무부와 부산시가 다각적인 방법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왔으나 이전 후보지 주민들의 의견 차이로 무산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거의 실패를 경험 삼아 과거 선 입지, 후 추진이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선 지역발전 및 추진방안, 후 교정시설 현대화 추진 전략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시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입지선정위원회의 검토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최종 입지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와 분야별 전문가, 시의원 등 16명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는 시의 간섭 없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의 공론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시는 밝혔다.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서의택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은 "합리적 객관성과 중립성을 갖고 입지선정위원들고 함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과 절차를 통해 도출된 공정한 결과를 부산시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부산시의 일방적인 행정…구청 승인 없이 사업진행 불가 인지해야"
부산시는 이날 이전 후보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개별 이전과 통합 이전 등 2개 안 모두에 포함된 강서구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형찬 강서구청장과 강서구의회는 부산시의 기자회견이 있은 직후 부산시의회에서 회견을 열고 입지선정위원회 해체를 촉구했다.
김 구청장은 노후화된 교정시설에 대해 개선이 필요한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사업 주체가 아닌 부산시의 일방적인 이전 추진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교정시설 이전 결정권자는 법무부로 부산시는 권한과 책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부산시가 해당 지자체와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정시설 이전을 주도하는 건 절차에서 벗어난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입지선정위원회가 필요하다면 법무부나 강서구가 주체가 되어 주민들과 함께 구성해야 한다"며 "부산시가 주민들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다 무산한 과거 사례가 수차례 있는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행정절차 진행 시 건축협의 등 강서구의 협의 및 승인 없이는 사업 진행이 불가하다는 점을 인지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