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태 의원실에서 근무한 청년보좌관 중에는 지역구 사업가이자 한나라당 소속 전 서울시의원의 딸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개 채용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의원실에서의 활동은 대학 입시나 취업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스펙'인 만큼, 태 의원이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태 의원의 지난 3년간(2020년~2022년) 후원금 장부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태 의원실에서 청년보좌관으로 일한 고등학생 A(당시 만 17세)양은 후원자의 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조부는 태 의원 후원 계좌에 300만 원을 입금했다.
후원이 이뤄진 시점은 지난해 12월로, A양의 근무가 끝나고 약 4개월 뒤다. 태 의원이 정치 활동을 시작한 시점부터 후원 내역에 A양의 조부의 후원은 그때 단 한 건뿐이다. 손녀 채용을 대가로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같은 해 태 의원 후원회 계좌에는 총 1500여 명이 후원했고, 이 중 300만 원 이상의 후원은 A양 조부의 사례를 포함해 총 6건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1~2월 태 의원실에서 청년보좌관으로 활동한 대학생 B(23)씨 역시 지역 사업가의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부친 C씨는 태 의원의 지역구(서울 강남 갑)인 강남구 역삼동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였다.
문제는 C씨가 과거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 부대변인과 서울시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C씨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예비후보로 출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건상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B씨의 채용만은 콕 집어 관철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태 의원이 사적 채용을 통해 B씨에게 의원실 활동 기회를 줘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이다.
C씨가 태 의원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사업가라는 점은 채용의 '대가성'을 의심케 한다. 모델 관련 사업을 하는 C씨가 태 의원이 참여하는 지역구 행사에 모델들을 파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태 의원 역시 C씨가 주최하는 모델 콘테스트에 축전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공식 채용 공고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 의원실에서 낸 공고들은 A·B가 근무한 시점과 맞지 않거나 자격 요건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태 의원이 본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인사의 손·자녀들을 사적 채용한 셈이다. 의원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대학 입시나 취업 등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태 의원이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이들의 '스펙 쌓기'에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태 의원실 관계자는 "청년보좌관은 사무처에 등록된 공무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순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수료증 역시 일반적인 내용의 봉사에 따른 것이고, 특혜라 볼 수 없다. 이들의 유튜브 영상 제작 등 활동은 오히려 저희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라고 해명했다.
CBS노컷뉴스는 태 의원에게 관련 사실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태 의원이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녹취 내용을 두고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태 의원이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 등 설화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징계 검토 건과 함께 오는 8일 윤리위 2차 회의에서 병합 심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