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중단된 '한일 정례 재무장관 회의'가 근 7년 만인 올해 재개된다.
기획재정부는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일본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이 '올해 적절한 시점'에 일본에서 양국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개막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에서 회담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일본 측은 한일 정례 재무장관 회의 재개 준비를 위해 다음 달 초 재무관(차관급)을 우리나라에 보내기로 했다.
한일 정례 재무장관 회의는 2006년 2월 도쿄에서 시작돼 2016년 8월 서울까지 양국을 오가며 일곱 차례 열렸으나 과거사와 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후 중단 상태였다.
기재부는 "2일 회담에서 추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장관이 한일 양국 경제 발전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지속하고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다양한 국제 이슈와 역내 이슈에 있어 한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과 이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기재부는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추 부총리는 스즈키 재무상에게 "앞으로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일본 수출 규제를 완전히 풀었으나 일본은 아직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으로 재지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추 부총리의 조속한 화이트리스트 복원 요청에 스즈키 재무상의 공개적 언급은 없었고, 기재부의 회담 결과 보도자료에도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스즈키 재무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라며 "한일 양국이 협력해 함께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딴소리를 했다.
스즈키 재무상과 양자 회담에 앞서 추 부총리는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중국 왕 동웨이 재정부 부부장 등이 함께한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도 열었다.
회의에서 추 부총리는 "한·중·일 협력이 세계 경제의 빠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의 엔진이 될 수 있다"며 세 나라의 협력을 강조했다.
기재부는 "세 나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도 팬데믹을 딛고 경제를 빠르고 지속력 있게 회복하기 위해 한·중·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