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에게 우리나라를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 조속히 복원시킬 것을 요청했다.
두 사람은 2일 개막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장소인 인천 송도에서 2016년 8월 이후 근 7년 만에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열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정상회담 이후 수출 규제 정상화 등 양국 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대일본 수출 규제를 완전히 풀었으나 일본은 아직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으로 재지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추 부총리는 또 "항공편 추가 증편과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확대를 보다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 부총리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양자·우주·바이오 등 신산업,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 진출, 저출산 고령화·기후변화 등 미래 대응과 같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민간·정부 차원의 파트너십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이와 함께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양국 재무당국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등에 양국이 협력해 대응하자는 취지다.
스즈키 재무상은 추 부총리 발언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으나 화이트리스트 복원 문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스즈키 재무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라며 "한일 양국이 협력해 함께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