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남자친구에 의해 감금됐다고 신고한 30대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마약류 소지 사실을 알린 20대 남자친구가 나란히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30대·여)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감금 혐의를 받는 A씨의 남자친구 B(20대)씨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A씨는 자신이 사는 부천 시내 아파트에 마약류인 '알킬 니트라이트(Alkyl Nitrite)'가 함유된 약물 2통을 보관한 혐의다.
알킬 니트라이트는 일명 '러시'라고 불리는 물약으로 애초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흡입시 환각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외에서 밀반입돼 유흥업소 등에서 여성흥분제나 환각제, 최음제 용도로 쓰여왔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56분쯤 "남자친구가 술에 취해 감금했다"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자 남자친구인 B(20대)씨를 상대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마약을 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 집을 수색해 러시를 발견했다.
A씨와 B씨는 평소 B씨의 음주 문제로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하고, B씨에 대해서는 귀가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인 A씨가 마약사범으로 입건돼 조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약 관련 혐의 수사를 마친 뒤 A씨를 감금 혐의에 대한 피해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마약 흡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씨의 소변과 머리카락, 집에서 발견한 러시 등에 대한 정밀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또 A씨의 마약 투약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입수 경로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