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 지지부진…시민 고통 '호소'

2021년 광주 송정역 KTX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 최종 선정
사업 지지부진에 주민들 피해 호소
이주해야 해 노화된 건물 수리도 못해
LH "보상 액수 합리적 책정될 수 있도록 할 것"

외벽 곳곳에 금이 간 벽면에 철판이 설치돼 있다. 김한영 기자

광주 송정역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와 산업시설이 들어서는 KTX 거점형 투자선도지구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주민들이 보상과 이주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광주 송정역에서 5㎞ 남짓 떨어진 광주시 광산구 장록동의 한 주택.

외벽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무너지려는 벽면에 임시로 철판이 설치됐다. 계량기도 고장 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주인 임용진(53)씨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주해야 해 선뜻 집을 수리하기가 어렵다"면서 "집에서는 샤워도 못하고 옆에 있는 공장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치도. 광주광역시 제공

국토부는 지난 2016년 장록동을 포함한 광주송정역 일대를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했다.

당초에는 민간 사업자와 코레일, LH 등이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려 했지만 경제적 이유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사업시행자가 LH로 변경됐고 사업계획도 대폭 수정됐다.

이후 국토부는 지난 2021년 광주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 사업이 6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주를 앞두고 보상 절차가 지연되는가 하면 관련 설명회도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광산구 송촌동에서 산업자재 납품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치호(60)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씨는 "올해까지 2차례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최근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송정역 전면 지역의 주민들만 불러서 진행했다"면서 "이번 사업이 2016년부터 진행됐지만 이주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또 건물이 노후화됐지만 개발사업이 시행되면 이주를 해야 해 수리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지구 내 주민들은 사업이 제속도를 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LH 측은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보상 액수도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면적 56만㎡(17만평)에서 진행된다. 송정역 전면(1만평)에는 원도심의 체계적 개발을 위한 공공 안심상가·주차빌딩·환승통로 등이 들어선다. 후면(16만평)에는 지역특화산업 지원을 위한 공동주택, 상업·연구·문화 시설 등이 포함된 융복합단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5943억 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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