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밤의 여왕' 담라우 "왕관 뒤 이야기 흥미로워"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Jiyang Chen
콜로라투라 소프라노(화려한 기교와 고음 구사) 디아나 담라우(52·독일)가 2017년 이후 6년 만에 내한한다. 5월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이라는 제목으로 오페라에 등장하는 왕과 여왕의 음악을 선보인다.

담라우는 안젤라 게오르규, 안나 네트렙코와 함께 세계 3대 소프라노로 꼽힌다. 이 시대 최고의 '밤의 여왕'이기도 하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을 연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밤의 여왕 아리아'로 불리는 초고음역의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끌어오르고'가 트레이드마크다.

지금까지 스무 가지 정도의 '마술피리' 버전에 출연해 매번 다른 '밤의 여왕'의 모습을 보여줬다. 담라우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백설공주의 못된 계모가 되고 싶었다. 이미 준비돼 있었다"며 "밤의 여왕이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못됐는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을 공연 주제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말 흥미로운 것은 왕관 뒤나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들도 우리처럼 자신의 감정과 평범하면서도 개인적인 문제로 고군분투한다"며 "어떤 작곡가들은 왕관의 화려함과 외로움 사이에서 그들의 영혼과 아픔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로시니 오페라 '세미라미데' 중 카바티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꽃', 하지예프 오페라 '마리아 데실리바' 중 데실리바의 기도의 아리아 '위대한 신이시여, 제 간청을 들어주시옵소서', 도니제티 오페라 '안나 볼레라' 1막 중 카바티네/아리아 '젊은 날에는 순진했었지-아무도 나의 슬픔을 들여다보지 못해' 등을 들려준다.

디아나 담라우. ⓒJiyang Chen
'영원한 밤의 여왕'으로 불리는 담라우이지만 사실 2008년 이후 '밤의 여왕' 역을 맡지 않았고 이번 공연도 마찬가지다. 담라우는 "'밤의 여왕'은 일정 기간 동안의 역할이다. 벨칸토에서 주요 역할로 무대에 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마치 올림픽 100m 달리기 같은 극한의 도전적 역할을 그만두고 미래와 성장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이번 공연에는 남편이자 바리톤인 니콜라 테스테가 함께 한다. 두 사람은 도니제티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 중 '스투아르다와 탈보트의 레치타티보' 듀엣곡을 부른다. 담라우는 "무대 위에서 우리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빠져들지만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협력한다. 한 무대에 서는 건 언제나 기쁘다"고 했다. 파벨 발레프가 지휘하고 KBS 교향악단이 연주한다.

2017년 첫 내한공연 때는 앙콜곡으로 한국 가곡 '동심초'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공연하는 나라의 노래를 부르는 건 멋진 자세다. 저는 이런 도전을 사랑한다"며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마법 갚은 순간과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밤의 여왕'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담라우는 끊임없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R. 슈트라우스의 '카프리치오'에서 백작부인 역을 맡았고, 올해 말에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플레더마우스'의 로잘린데 역으로 데뷔한다.

"인생은 여러 단계에 걸쳐 성장하고 발전해요. 팬데믹 기간 제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죠. 제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려 합니다. 앞으로 슈트라우스 레퍼토리에 중점을 두고 모국어로 노래하고 연기하며 기쁨을 주고 싶어요."
롯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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