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영수 50억클럽' 우리은행 또 압수수색…조만간 소환

연합뉴스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둘러싼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본점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26일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로 우리은행 본점 심사부와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 3명의 주거지·사무실 등 총 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박 전 특검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던 2014년 대장동 민간사업자 구성 논의 과정에 관여하고 컨소시엄에서 부국증권을 배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특검은 당시 대장동 사업 실무에 관여한 양 변호사와 함께 대장동 내 1300㎡(약 400평) 규모의 상가 부지, 495㎡(약 150평)·330㎡(약 100평) 규모의 단독주택 부지·건물 등 총 200억원 상당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에서 일하며 2016년 특검보로서 박 특검을 보좌했다. 양 변호사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대장동 일당이 '신의 한 수'라고 말한 인물이기도 하다.

검찰은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업자로 선정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별다른 이력이나 경력이 없음에도 국내 시중은행 5곳(하나·국민·우리·신한·농협)을 모두 유치해 특수목적법인(SPC) 출자자나 PF대출에 참여하도록 만든 전후 사정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실제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제출한 공모신청서 및 사업계획서에서 "국내 4대 금융그룹(하나·국민·우리·신한)이 출자자 및 대출기관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성남도개공은 이런 점을 근거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재원조달 계획 분야에 만점(180점)에 가까운 179점을 줬다. 다른 경쟁 컨소시엄인 산업은행(167점)이나 메리츠증권(161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아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다만 자본 출자를 하지 않는 대신, 1500억원의 대출의향서를 내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이 민간업자들로부터 컨소시엄 참여 및 PF대출 청탁 등을 받아 실제 우리은행 내부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이익을 받기로 약속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의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적용한 특경가법상 수재 혐의는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적용하는 법 조항이다. 검찰이 2014~2015년 우리금융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박 전 특검의 '역할'에 주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당시 우리은행 임직원들도 포함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실제 이들에게 지시나 관여했는지, 대출의향서가 발급된 경위 등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압수수색 대상에 우리은행 본점을 포함한 검찰은 당시 대출심사 업무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성남금융센터·삼성기업영업본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50억 클럽' 재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참고인 조사를 거쳐 양 변호사와 박 전 특검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박 전 특검 측은 의혹과 관련해 "우리금융 지주사와 은행은 조직 자체가 다르다. 특히 이사회는 정책 결정에 관여할 뿐이고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접할 일도 없고 담당자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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