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2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 얘기가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에 대해 "급하게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통화긴축 효과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상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은이 서울 중구 본관으로 재입주한 이날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계속 이런(통화스와프 체결) 얘기를 하면 밖에서 볼 때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달러확보를 위해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 "통화스와프는 우리의 해결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채권국"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한은이 금리를 올렸는데 시장이 고통받지 않았다면 지금 이 상태에 있겠나"라면서 적극 반박했다. 회사채나 자금시장, 전반적인 부동산 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한다는 의미다.
한은이 올해 초까지 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이 총재가 직접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가계부채, 부동산 상황 등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의도하는 방향으로 통화 긴축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어떤 금리를 보느냐의 문제인데, 콜금리 등 초단기 금리는 역사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통화안정채권 1·3개월물 금리가 많이 떨어진 것은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도 낮은 상황은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하반기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에 정부가 금리 인하를 압박할 가능성과 관련해 이 총재는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수준으로 답했다. 또 "정부와 일하면 비둘기파(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 선호)라든지, 매파(금리 이산 등 긴축 선호)는 좋은 사람이고 비둘기파는 나쁜 사람이라든지, 이제 새 건물에서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