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하락에도 기준금리 높일 준비하는 미…한국의 선택은?

연준 제롬 파월 의장.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기대 지수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연준 내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연준이 매파적으로 움직이게 될 경우, 물가와 성장을 모두 챙겨야 하는 한국은행 역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1일(현지시간) 연준은 올해 1분기 기준 연준의 일반 인플레이션 기대(CIE·Common Inflation Expectations) 지수가 2.22%로, 지난해 4분기의 2.31%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이자 2021년 2분기의 2.1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CIE는 연준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확인하기 위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지수로, 소비자· 투자자·전문가 모두의 태도를 측정하는 20개 이상 지표로 구성된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앞서 CIE의 급등세를 지적하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2022년 2분기 CIE는 2.39%로, 1999년 관련 지표 집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연준 입장에서 CIE 하락은 환영할 일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졌음에도 다음 달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불거진 신용 불안에도 경제가 고금리를 버틸 힘이 남았다고 보고, 최우선 목표가 물가 잡기에 단단하게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로레나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합뉴스

로레나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20일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아직은 경제가 금리 인상에 대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이루기 위해 기준금리가 5% 이상으로 올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굳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19일 장 마감 후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의 통화정책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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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목소리대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경우 미 기준금리와 한국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은은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미 연준이 연내 금리 동결 혹은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경우 한미 금리차는 현재 1.50%p로 유지되거나 확대된다. 우리 시장에 있는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커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환율은 1달러당 1300원 선을 넘는 등 원화 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고 세수는 16조원이나 덜 겆히는 상황이다. 반도체 활황과 대중국 수출로 버티던 한국경제는 1년 넘게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달도 무역수지가 적자일 경우 14개월 연속 적자다. 우리에게 유리했던 대중국 무역지형은 산업 구조적 변화에 더해 최근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으로 조건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 물가와 한미금리차를 고려해 금리인상을 하자니 경기가 문제고, 경기를 생각해 금리를 동결하자니 한은의 제1 목표인 물가안정에 차질은 물론, 국내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딜레마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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