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강도높은 대중국 견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화의 끈'을 유지하길 원하는 미국을 향해 "불성실하고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20일자 사설을 통해 "바쁜 외교 일정상, 중국은 불성실한 사람들을 받아들일 시간이 없다"고 미국에 일침을 가했다.
이는 지난 2월 초 소위 '정찰 풍선' 사건으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일방적으로 중국 방문을 취소한 뒤 최근에서야 재방문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사설은 "(블링컨이) 그때는 방문을 거부했지만 지금은 방문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서 "어떻게 모든 것이 미국에 달려 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미국에 협조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큰 나라'라고 강조한 뒤 "미국의 일정에 따라 언제든지 (우리 일정을) 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양국 국방장관이 5개월째 전화통화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은 리상푸 중국 신임 국방부장(장관)에 대한 불법 제재를 아직 해제하지 않고 있어 양국 군사대화의 기본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리상푸 부장은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무기 구매 및 개발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8년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사설은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전례 없는 규칙'을 시행하려고 하고 있으며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와 탄압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중국이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이유를 밝혔다.
다만 "중국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미국이 성의를 갖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때 중미간 각 분야의 소통과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