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주민들이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폐허가 된 땅에 희망의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함께 돌보고 가꿔 주십시오"
지난 11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김홍규 시장이 피해주민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 시장은 지난 18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산불피해 복구 현장을 둘러보러 울창하던 소나무 숲은 검은 숯덩이로 변했고,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던 집도 잿더미가 됐다"며 "삶의 방편이자 희망이었을 펜션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녹아내리고, 한 해 농사 준비가 한창이던 농경지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길이 축구장 면적 530배에 이르는 379㏊(산림 179㏊)를 집어삼키면서 건축물 266동, 저온저장고 등 농업시설 122동 등이 전소되거나 반소되어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주민 1명이 숨지고 26명이 경상을 입는 안타까운 인명사고와 함게 217가구 489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릉시 안현동, 저동, 경포동, 사천면 산대월리와 순포리 일대는 숙박시설, 식당가가 밀집한 지역으로 여름 성수기 특수를 앞두고 폭격을 맞았다. 화마를 피한 곳도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해지면서 산불피해와 상권 침체의 이중고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 주시는 뜨거운 성원과 격려가 그것"이라며 "직접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와 정화활동에 구슬땀을 쏟거나 임시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도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특히 "이재민들은 산불의 악몽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최대 3600만 원에 불과한 정부 재난지원금으로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생각에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며 "졸지에 집과 생활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에게는 하루속히 희망을 되찾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과 구호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로 직격탄을 맞은 경포 지역은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산불 피해 지역이라서 망설여질 수도 있지만 강릉 여행은 피해 주민을 돕는 또 하나의 봉사활동이자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기부이기도 하다"며 "도와 달라.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로 피해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주민들이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폐허가 된 땅에 희망의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함께 돌보고 가꿔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전 8시 22분쯤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은 8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쯤 주불이 잡혔다. 특히 이번 산불은 기존 산불과 다른 '도심형 산불'로 확산하면서 주택과 펜션, 상가 등 건축물 피해가 컸다.
강릉시가 17일까지 1차 재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유시설 6개 분야 333억 5천만 원, 공공시설 9개 분야 64억 9600만 원 등 총 15개 분야 398억 46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산불로 불에 타고 훼손된 산림과 관광 가치는 무려 6832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