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충북지역 과수 농가에서 냉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 해 농사를 망치게 생긴 농가들은 인건비와 농자재값도 천정부지 오르고 있어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괴산군 연풍면에서 7천평 규모의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정모씨.
사과나무마다 개화가 한창인 꽃이 가득하지만, 대부분 속에 새까맣게 메말라버려 제대로 수정된 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침저녁으로 영하권까지 떨어지는 이상저온 현상이 이어져 심각한 냉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겨우 열매를 맺는다고 해도 과실이 작거나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것을 알기에 꽃을 솎아내는 작업도 도통 힘이 나질 않는다.
여기에 해마다 농자재값이 치솟기만 하면서 농가의 체감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정씨는 "지난달 개화기 때 냉해가 4~5번 오면서 속이 비어있거나 갈변한 씨방이 수두룩하다"며 "인건비나 농자재값은 계속 올라 농사를 지어도 손해만 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과수 농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괴산군 감물면 1만평 규모의 복숭아 농장도 대부분 꽃 속이 형편없다.
복숭아 농장주 임모씨는 "서리까지 겹치면서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거의 50~60%가 냉해 피해를 봤다"며 "이런 것은 열매자체가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수확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도내 냉해 피해를 입은 농가는 모두 1035곳으로, 면적만 456㏊에 달하고 있다.
사과 563농가 264.4㏊, 복숭아 237농가 87.4㏊, 배 66농가 28.1㏊ 순이다.
지역별로는 보은 413농가 193.1㏊, 괴산 310농가 72.3㏊ 등이다.
도내 2325.5㏊에서 냉해 피해가 발생한 지난 2021년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최근 잦은 비에 아침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이 많아 앞으로 불어날 냉해 피해는 가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충청북도를 비롯해 도내 각 시·군은 현지 조사에 나서 냉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