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상임고문 면직? 입당 30년 만에 처음 듣는다"

상임고문직 해촉에 반발하며 "내가 제일 만만했나"
洪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은 "입당 30여 년 만에 상임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 본다"고 반발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해촉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 참 어이없는 당이 돼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상임고문직 해촉은 최고위원회의 의결 필요 없이, 당 대표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홍 시장은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돼가는 당을 방치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나.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시는 게 어떤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며 "강단 있게 당 대표 하라고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했는지 나한테만 강단 있게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 시장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구설에 대한 강한 조치를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홍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한 해촉 결정을 당 지도부의 보복성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김 최고위원이 최근 극우 인사인 전광훈 목사와 접촉하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수록에 반대한다'고 밝힌 부분과, "제주 4·3사건은 3·1절, 광복절보다 격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 등 논란의 발언을 이어간 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 지도부의 조치가 김 최고위원의 '셀프 자숙'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워왔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나는 지자체장이기 이전에 두 번이나 당 대표를 한 사람이고 전직 당 대표는 상임고문으로 위촉되는 게 관례"라며 "지난번 한나라당 시절 상임고문으로 위촉됐을 때도 아직 젊고 현역인데 부적당하다고 하면서 스스로 사퇴한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이날 해촉에 대해 "우리 당 상임고문은 현직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신 것이 그간 관례였다. 그에 맞춰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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