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이화영·쌍방울 부회장, 구속 6개월 연장

'도주 우려' 등 발부 사유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구속기한이 6개월 연장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12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화영 전 부지사와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 등을 발부 사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와 방 부회장은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14일 구속기소 됐다. 구속기한 만료는 오는 14일이었다.

그러던 중 검찰은 지난달 쌍방울과 관련된 또다른 사건인 '대북송금' 의혹을 추가 기소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이들의 구속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 등은 2019년~2020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스마트팜 사업 지원 등 명목으로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당초 경기도가 지원하기로 했던 스마트팜 사업을 위해 2019년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500만 달러를 대신 보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같은 해 7월과 11월, 이듬해 1월 세차례에 걸쳐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을 위해 거마비 등 차원에서 300만 달러를 넘겼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송금 의혹 공소장에는 '이 전 부지사는 전국 최초로 평화부지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김성태 전 회장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적시했다. 뇌물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을 연결된 사건으로 보고 구속 유지 필요성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쌍방울이 독자적인 대북사업을 위해 아태평화교류협회 등을 통해 북한 고위층을 만나고 돈도 보낸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해 건넸다는)300만 달러는 쌍방울 대북사업을 위한 거마비이거나 김성태 회장 방북 비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최근 대북송금 의혹에 이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이 전 부지사 등을 추가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21년 10월 당시 언론에서 자신에 대한 쌍방울 법인카드 의혹 관련 취재가 시작되자 방 부회장에게 카드 사용내역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방 부회장은 다시 쌍방울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이 담긴 PC하드디스크을 교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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