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와 당내 중진 의원들의 만남에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 지지율 고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도부 등 주요 인사들의 발언 논란까지 일자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12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기현 대표는 "우리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 정부는 민생을 잘 챙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중진 의원들은 최근 당내 주요 인사들의 발언으로 인한 논란에 쓴소리를 꺼내 들었다.
국회 부의장인 정우택 의원은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 지지율이 한 달 사이에 7%p 빠져 있었다. 최근 보궐선거가 주는 시그널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중심적 인물, 의원들이 집권여당의 품위에 맞는,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 이런 것에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대표가 제안한 국회의원 정수 30명 축소가 잘 부각되지 않고 있다. 우리 당이 적극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당론으로 정해서 관철해 나가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은 "지지율은 '업 앤 다운'이 있는 건데, 문제는 자신감"이라며 "해야 할 일을 즉각 적시적소에 하는 것,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는 건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읍참마속 해야 할 일이 발생하면 단칼에 해야지 주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세력의 영향력 행사엔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문표 의원은 "흘러들어오는 얘기로는 전 목사가 20만, 30만 명을 우리 당에 심어 놓고 그 힘으로 당이 버티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목사 손아귀에 우스워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들에게 '김기현 체제 보호'를 부탁하는 말도 나왔다. 지도부에 날 선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 등 원외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자격으로 이날 자리에 함께한 태영호 의원은 "중진 의원들께서 김기현 대표를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주십사 부탁드린다. 김 대표 혼자 민주당을 상대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와중에 중진들이 김 대표를 뜬금없이,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흔들고 있다"며 "저 같은 사람이 나서면 예의도 없고 남의 눈에도 보기 좋지 않은데, 중진의원들이 나서서 원외에서, 경륜 있던 분들이 당 지도부를 흔들려고 하는 걸 막아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