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프랑스 파리에서 반세기 만에 공개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의 전시지원과 학술협력을 위해 프랑스국립도서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직지'를 공개하는 특별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이날부터 7월 16일까지 연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루이 11세가 1480년에 창설한 왕실도서관에서 비롯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 꼽힌다.
현재 '직지'를 포함한 2,000여권의 우리나라 소장품이 있다.
문화재청과 프랑스국립도서관은 해당 특별전과 관련한 대중강연 개최와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한 한국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조사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직지'는 승려 백운(白雲, 1298-1374)이 고승들의 어록을 엮고 그의 제자인 석찬과 달잠이 간행한 불교서적이다.
정확한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며,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을 앞선 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상하 2권이 먼저 인쇄됐다.
이후 1년 뒤 1378년 취암사에서 목판으로 다시 인쇄됐으며 목판본 <직지>는 1992년 보물로 지정됐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상·하권이 완전한 형태로 보관돼 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금속활자본 하권으로 지난 2001년 9월 4일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직지'는 1886년 주한대리공사를 지낸 프랑스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수집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플랑시가 죽은 뒤 예술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가 '직지'를 구입했고, 그의 유언에 따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됐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1972년 '세계 도서의 해', 1973년 프랑스국립도서관의 '동양의 보물' 전시를 마지막으로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