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극장'을 표방한 세종문화회관의 첫 작품인 '일무'는 지난해 한국창작무용 초연으로는 이례적으로 3022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4회 공연하며 객석점유율 75%를 기록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가 연출·디자인,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과 현대무용가 김성훈의 안무, 김재덕의 안무·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전통춤의 저력과 현대무용의 미학이 만난 멋진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 문화유산 종묘제례악에서 출발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거행되는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기악과 노래, 춤을 말한다. 그 중 제례무를 일컬어 '일무'라 하는데 하나로 열을 맞추어 춤을 춘다는 뜻이다. '일무'는 종묘 제례무를 모티브로 하지만 원형의 재현이 아닌 새롭게 창작된 춤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시무용단의 55명 무용수가 열을 맞춰 대형군무를 선보인다.
초연에서 부족했더 부분을 수정·보완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전체 구성이 기존 3막에서 4막으로 늘어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1막 '일무연구' 2막 '궁중무연구' 3막 '죽무' 4막 '신일무'로 재편성했다. 2막 '궁중무연구'는 '춘앵무'만 남기고 '가인전목단'은 삭제했으며 3막에는 '죽무'를 새로 추가했다. '죽무'는 큰 장대를 들고 추는 남성들의 춤으로 강렬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창작 무용이다.
'일무'는 전체적으로 한국 전통무용의 형태와 구성을 살리되, 현대적 응용으로 우리 춤의 새로운 발전과 계승을 돕는다. 1막 '일무연구' 의상 중 '전폐희문지무'의 진한 남색 의상은 흰색으로, '정대업지무'의 암적색 의상은 주황색으로 변화를 줬다. 선과 색감을 이용한 무대장치와 영상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정구호의 미장센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