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마약 음료' 제조·협박전화 지원 등 공범 2명 체포

마약 음료 제조책 검거…강원 원주서 제조 후 퀵서비스 등으로 전달한 혐의
학부모 협박 위한 전화번호 중계기 운영책도 붙잡아

용의자들이 피해자들에게 건넨 음료수병. 연합뉴스

강남 학원가 일대에 학생들을 노리고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전달한 일당 2명이 추가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날인 지난 7일 오후 2시 48분쯤 인천에서 학부모 협박에 사용된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로 B씨를, 같은 날 오후 4시 41분쯤에는 강원 원주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로 피의자 A씨를 각각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씨는 범행에 쓰인 마약 음료를 국내에서 직접 제조한 후, 사건 당일 원주에서 퀵서비스 및 고속버스를 이용해 '시음 행사' 아르바이트생 일당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마약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전화에 다른 번호가 표시되도록 조작하는 휴대전화 번호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일 서울 대치동 한 대형입시학원에 부착된 '길거리 음료 금지' 안내문. 황진환 기자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6시쯤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좋은 음료'라며 신제품 시음 행사를 벌이고, 실제로는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한 일당 4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이들은 총 100병의 마약 음료를 준비한 뒤 2명씩 2개 조를 구성해 각각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음료수를 마신 학생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조사 결과 해당 음료수에선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다만 먼저 붙잡혔던 4명의 피의자들은 "고액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그렇게만 알고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이들 일당은 학생들로부터 구매 의향을 확인하겠다며 부모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한 뒤 해당 음료수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자녀가 마약을 했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도 벌였는데, 시음행사를 벌였던 4명과는 별개의 인물이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마약 범죄와 보이스피싱 범죄를 결합한 신종 범죄로 규정하고 '윗선'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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